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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책주의 VS 파탄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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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413회 작성일 21-03-2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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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기본적인 전제를 설명하자면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이혼에 관하여 유책주의를 채택하고 있어서, 유책배우자가 결혼관계 파탄을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부부 중 한 쪽이 불륜을 저질렀을 경우, 그 불륜을 저지른 자가 이혼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이전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문제였고, 굳이 입장을 묻는다면 저로서는 개인의 의사를 존중하는 편이 옳지 않은가? 이미 파탄이 난 결혼관계를 굳이 유지할 필요가 있는가? 정도의 입장에서 파탄주의로의 판례변경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었었습니다.... 만

최근에 판례집을 공부하다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에 대한 대법원 판례의 태도를 읽고는 생각이 좀 달라졌습니다. 대법원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하지 않는 논리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1. 협의이혼을 인정하지 않는 파탄주의 채택국가들과 달리 우리나라에는 협의이혼이 가능하다. (그러니까 둘이 잘 합의를 봐라.)

2. 우리나라 법제에는 파탄주의의 한계나 기준, 그리고 이혼 후 상대방에 대한 부양적 책임에 관한 법률 조항이 없어서, 만약 파탄주의를 취할 경우 유책배우자를 위해 상대방 배우자가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3. 간통죄를 폐지하는 대신 중혼에 대한 처벌규정을 두고 있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중혼에 대한 별도의 처벌규정을 두지 않은 우리나라의 법제상 유책주의를 도입할 경우 법률이 금지하는 중혼을 인정하게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말해 불륜관계로 다른 살림을 차린 배우자가 걸리적거리는(?) 배우자를 이혼으로 처리(?)해버리는 부조리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는 이야기.

4. 혼인생활의 파탄에 대한 유책성이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 (즉, 예외사항을 두어 특수한 케이스는 배려하고 있다는 뜻)

음 저는 이 얘길 들어보니 이번에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불허하는 법원의 태도가 타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3번에 나온 가정을 파괴한 자(대개 이쪽이 경제적으로도 부유하죠)에게 이혼이라는 칼까지 쥐어주어서 두발 뻗고 잠까지 자게 해주겠다... 여기에 대해서는 솔직히 저항감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위의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으로 그렇다는 거고, 이혼을 해본 적도 없고 아니 애시당초 결혼을 해본 적이 없는 입장에서는 뭐라고 단언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의 의견도 들어보고자 글을 올려봅니다. 저도 계약의 판돈이 큰 것만으론 소용이 없다는 말씀을 드린 겁니다. 하지만 상호 영향력이 큰 건 그저 판돈이 크다는 의미일 뿐입니다. 말씀처럼 영향력으로 따지면 몇조짜리 건물 매매가 훨씬 더 크겠지요. 단지 내가 타인에게 영향력이 많다는 이유로 내 자유를 못 누리는 거지같은 경우가 어딨습니까? 상대의 권리를 침해할 때나 그게 말이 되는거죠. 그렇다면 상대가 그 권리를 가지고 있냐를 따져야 하는데, 남으로부터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말아야 할 권리라도 있는 건가요? 그런 것이 없으니, 결국 단순한 영향력의 문제 때문이 아닌 법적으로 보호할 특별한 약자인가의 여부에서 출발하는 것이지요. 그런 게 있어야 타인의 자유를 제약하는 근거가 되는 것이지요. 만일 사회적으로 보호 받을 특별한 권리를 갖고 있지 않다면, 타인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 건 그저 영향을 받는 쪽이 알아서 할 문제입니다.

부부관계나 근로관계나 그저 판돈만 커서 특별한 요건이 적용되는게 아니죠. 사람값 얼마나 된다고 몇조원짜리 건물계약보다 해지가능성에 차이를 둡니까? 대체가능성과 일신전속성이 훨씬 중요한 요소입니다.

양방의 영향력이 대칭적이지 않으면 그게 강약관계입니다. 그 비대칭성이 우연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구조적이라면 법적으로 케어할 만큼의 강약관계가 됩니다.
반면 상호가 큰 영향력을 미치는 관계라는 건 그냥 계약의 판돈이 크다는 의미일 뿐입니다. 판돈이 크다고 계약이 해지불가능한 대상으로 바뀌는 건 이상한 이야기입니다. 배상액이 커져야 할 뿐이지요.

저는 강/약으로 구별하는게 아니라 해당 계약이 당사자들에게 미치는 개인적 영향력을 구별기준으로 구별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근로자 개개인이 중요한 요소는 아니죠. 그러나 근로자에게는 직장이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회사->근로자의 일방적 계약해지를 제한하는 겁니다.

부부관계는 대등한 당사자 관계이고, 양방향으로 개개인이 서로 중요한 요소이고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관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부 양방향으로 계약해지가 제한되는 것이지요. 어느쪽이 강하고 약한가의 문제가 아니라, 일방적 계약해지가 상대방에게 미치는 영향력의 크기의 문제입니다. 회사와 근로자 사이에는 일방적인 강약이 있다면, 부부관계는 쌍방향으로 강하기도 하고 약하기도 한 것이죠.

유책배우자를 보호하려는 게 아니라, 원래 누군가와 혼인을 하고 이혼을 하는 것이 인간 개개인이 마땅히 가질 자유라는 권리인거죠.

제가 알기로는 그런 회원권도 실이용기간 비용을 고려한 차액 정도는 해지와 환불이 됩니다. 환불이 안되는 경우는 실이용기간 비용+할인이 매입가격을 능가하는 경우 뿐이고, 이건 사실상 값을 이미 다 치룬 것에 해당하니 해지하거나 말거나가 되는 것이죠. 환불이 안될 뿐 당연히 해지는 가능합니다.
제가 언급했듯이 회사가 근로자를 해고 못하는 건, 근로자를 약자로 규정했기 때문에 가능한거죠. 반대로 직원이 회사를 퇴사 못하는 계약이 합당하다고 생각하시진 않으실 겁니다. 퇴사를 할 만큼의 회사측의 유책이 있어야만 퇴사할 수 있다는게 말이 되... 더 보기
제가 알기로는 그런 회원권도 실이용기간 비용을 고려한 차액 정도는 해지와 환불이 됩니다. 환불이 안되는 경우는 실이용기간 비용+할인이 매입가격을 능가하는 경우 뿐이고, 이건 사실상 값을 이미 다 치룬 것에 해당하니 해지하거나 말거나가 되는 것이죠. 환불이 안될 뿐 당연히 해지는 가능합니다.
제가 언급했듯이 회사가 근로자를 해고 못하는 건, 근로자를 약자로 규정했기 때문에 가능한거죠. 반대로 직원이 회사를 퇴사 못하는 계약이 합당하다고 생각하시진 않으실 겁니다. 퇴사를 할 만큼의 회사측의 유책이 있어야만 퇴사할 수 있다는게 말이 되겠습니까? 즉 노동법과 같이 강자/약자의 관계성을 전제해야만 "합당한 사유"가 필요하도록 계약 해지에 제한을 하는 것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런데 혼인관계가 근로계약처럼 한 쪽이 일방적인 약자로 간주되는 것이 합당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물론 상호 합의하면 이혼 가능합니다. 상호 합의하에 사직할 수 있는 옵션만 열어두면, 강제로 퇴사 못하게 해도 됩니까?

콘도/골프장/체육시설 평생 회원권 같은 계약은 어떻습니까.
기간을 두어서 판매할 수도 있지만 평생으로 기간설정해 팔았으면 별도의 해지권이 없지요.

근로계약도 그렇지요. 해고사유가 있어야 해고할 수 있지요.
이혼사유가 있어야 이혼할 수 있고.

혼인도 페널티 치르고 계약종료가 가능합니다. 무슨 이혼이 없는 세상처럼 말씀하시는지.

몇년전 김주하 이혼할때 (결혼자체가 사기 결혼) 위자료 5천만원이 위자료 상한선이라는 기사를 읽고 기가 찼었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유책주의를 지지합니다.

매매는 돈 치루면 종결되는 계약이고, 종결 이후에 (원 계약에 문제가 없는 한) 해지 못하는 건 당연한거죠.
하지만 혼인은 혼인신고 후 종결되는 계약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의무와 권리가 작동하는 지속 계약입니다. 회사에 한번 입사하면 회사가 잘못 없으면 퇴사를 못한다거나, 집에 임대로 들어갔더니 집주인이 잘못 없으면 방을 못 빼는 것 등에 비교할 수 있겠지요. 이런 종류의 계약은 설령 과거 계약에 하자가 없었더라도, (패널티는 치루더라도) 당연히 계약 종료가 가능해야 합니다. 위의 비교 예시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개인의 자유를... 더 보기
매매는 돈 치루면 종결되는 계약이고, 종결 이후에 (원 계약에 문제가 없는 한) 해지 못하는 건 당연한거죠.
하지만 혼인은 혼인신고 후 종결되는 계약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의무와 권리가 작동하는 지속 계약입니다. 회사에 한번 입사하면 회사가 잘못 없으면 퇴사를 못한다거나, 집에 임대로 들어갔더니 집주인이 잘못 없으면 방을 못 빼는 것 등에 비교할 수 있겠지요. 이런 종류의 계약은 설령 과거 계약에 하자가 없었더라도, (패널티는 치루더라도) 당연히 계약 종료가 가능해야 합니다. 위의 비교 예시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개인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노동법에서 기업이 직원을 함부로 해고를 못하게 한 것처럼, 유책주의는 혼인관계에서 일방이 약자라고 가정했기 때문에 존재한 옵션이지요. 과거에는 여성이 경제적 능력이 없었고 그 외 여러 문제가 있었으니 양보할 수 있더라도, 양자간 자유로운 결합으로 혼인을 이해하고 있는 요즈음의 현실에는 맞지 않지요.

그런 경우 바람 안난 쪽도 이혼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없습니다.. 재산도 없고 바람피고 나랑 안 살겠다는 상대랑 살고싶어하는 사람은..

희귀병 걸린 남편 의료급여대상자 아니게 소득있는 자기랑 배우자상태로 둬서 필요약 국가보조 못받게해서 죽이려던 부인 말고는 못봤습니다. 유책주의의 예외로 이혼한 사례..ㅡㅅㅡ

그정도면(유책배우자가 무재산인 경우) 딱히 상대방 배우자도 미련이 없지 않을까 싶기는 한데, 이 부분은 제가 이혼소송의 실무를 해본게 아니라 뭐라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근데 파탄주의로 가더라도 아예 남자쪽도 재산이 없는데 바람이 난 경우는 어떻게 할까요
어차피 이혼 안시켜도 처의 생활보장이나 위자료 지급은 어차피 불가능한거 아닐까요
이런 경우는 어찌해야 할지...

대법원 판례가 이야기하는 예외라는 건 사실상 어느정도 중산층 이상에만 가능한거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현실적으로 지지리 가난한 하위층은 그냥 여자쪽도 쉽게 이혼해주는 경우가 많긴하겠지만)

본문을 읽고 드는 생각은 파탄주의를 선택하려면 이혼에 따르는 재산분할, 양육권 분쟁, 위자료에 대한 현실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귀책주의인 현재에도 이혼이 가능한 상황에서 유책배우자는 현실성 없는 위자료 때문에 더 마음껏 막 나갈 수 있지요. 싼 값에 이혼을 구매하기 위해서요. 예전 집 한채 값이 2~3천 할 때야 몇백만원이 의미가 있는 위자료였지 요즘 시대에 위자료 몇백~천몇백.. 이거 가지고 혼인을 파탄낸 행위에 대한 위로를 하라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이지요. 더욱이 재산분할이나 양육권이 유책배우자 여부와 상관없이 결... 더 보기
본문을 읽고 드는 생각은 파탄주의를 선택하려면 이혼에 따르는 재산분할, 양육권 분쟁, 위자료에 대한 현실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귀책주의인 현재에도 이혼이 가능한 상황에서 유책배우자는 현실성 없는 위자료 때문에 더 마음껏 막 나갈 수 있지요. 싼 값에 이혼을 구매하기 위해서요. 예전 집 한채 값이 2~3천 할 때야 몇백만원이 의미가 있는 위자료였지 요즘 시대에 위자료 몇백~천몇백.. 이거 가지고 혼인을 파탄낸 행위에 대한 위로를 하라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이지요. 더욱이 재산분할이나 양육권이 유책배우자 여부와 상관없이 결정되고 있다 보니 더 망나니 짓을 합니다. 10년을 같이 살면 혼전에 형성한 재산과 상관없이 재산분할은 무조건 반반.. 이게 무슨 개똥같은 기준입니까? 결혼을 할 때 더 많은 돈을 가져올수록, 가정의 윤택함을 위해 더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벌 수록 재산분할이나 양육권 분쟁에서는 더 불리한 상황이 되는 현재 가정법에서 파탄주의를 채택한다면 합법적 꽃뱀, 합법적 제비를 만들어주는 길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파탄주의 지지자들은 한국이 예외적이라던데, 이런 속사연이 있었군요. 좋은 정보글 감사합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2는 과연 현실적으로 저게 가능한가? 싶기도 하고
3은 약간 황혼이혼? 삘이 나네요 ㅎ

그렇군요 실무에서는 또 그런 판타스틱한 일들이... 그럴싸하게 개인의 자기결정권이니 뭐니 포장하긴 하지만 결국에는 돈문제가 끼는 더티한 문제가 되는군요.

대법원 판례(2013므568 전원합의체)의 판결요지는

1. 상대방 배우자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어 일방의 의사에 따른 이혼 내지 축출이혼의 염려가 없는 경우

2. 이혼을 청구하는 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3. 세월의 경과에 따라 혼인파탄 당시 현저하였던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이 점차 약화되어 쌍방의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산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를 설시하고 있습니다.

법알못이 여쭤보는데 4번에 말씀하시는 그 예외가 뭐죠?;;
hoxy 구체적인 예가 있읍니까?

그리고 뭐 좀 더티하게 말하자면.. 미리 맘먹고 하면 유책만드는건 별로 안 어려워요. 그 만든 유책으로 위자료는 못받아도 이혼자체는 거의 대부분 달성할 수 있음. 돈 싸게주고 이혼하려고 이러는거지 뭐..

오히려 계약 해지권은 없는게 보통인데요?
부동산매매만 해도 중도금 이후엔 해지못하는데.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굳이 여기서 더 유책배우자들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애초에 해지 못하는 계약이 존재한다는 개념부터가 골때리는 얘기지요.

저도 현 판례 태도가 적절하다고 봅니다. 현 판례는 유책주의 ㅡ 예외적 파탄주의 정도를 취하고 있어요. 유책주의의 부작용이라 볼만한 사례들은 대부분 예외적으로 해결되고, 다만 그 기간이 길어지고 불편할 뿐입니다. 그정도 불편은 유책배우자들이 감당할 몫이라 생각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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